괴롭힘에 스러진 GOP 신병…"병영문화 달라지길" 눈물의 추모비
故 김상현 이병 사망 3년…숨진 초소 앞 '존중·배려' 비석 우뚝
사흘간 군단장(葬) 진행…유족 "군단장의 조사 낭독은 원치 않아"
3년 전에는 제 발로 걸어왔을 텐데 나갈 때는 시체가 되어서 나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죠…그래도 이제는 가슴 한편이 든든하달까. 추모비 보면 장병들 마음가짐이 달라지겠죠."
28일 오전 강원 인제군 12사단 52보병여단 33소초 일반전초(GOP) 부대 초소 앞에 고(故) 김상현 이병의 부모, 군에서 목숨을 잃은 장병의 유가족들, 현역 장병을 둔 부모들의 모임인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 귀환 부모연대' 회원들, 군인권센터 관계자, 12사단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 등 70여명이 모였다.
이날은 김 이병이 2022년 11월 28일 사망한 지 2년하고도 11개월이 되는 날이다. GOP에 전입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던 김 이병은 선임병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존중·배려 기원'이 큼지막하게 쓰인 고(故) 김상현 이병의 추모비 제막식은 금세 눈물바다가 됐다.
애초 사단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 이병에 대한 국방부 차원의 예우를 다해달라는 당부가 나온 뒤 군단장으로 격상됐다.
부친 김기철씨는 "장례가 격상된 건 반가운 일이나 처음부터 군단장으로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죽었을 당시 사단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이었고, 현재 3군단장인 서진하 중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양구군청에 군인들이 출입한 일과 무관하지 않아 서 중장이 오는 30일 아들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읽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한편 생전에 김 이병을 괴롭힌 것으로 드러난 부대원 김모(23)씨와 민모(25)씨, 송모(23)씨는 1심에 이어 지난 24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6개월과 징역 4개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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