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행위로 숨진 김상현 이병…3년 만에 냉동실 벗어나 '영면'
"한 그릇 라면, 평생 못 잊어…편히 쉬길" 눈물 속 마지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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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일반전초(GOP) 부대에 전입한 지 한 달 만에 간부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김상현 이병이 약 3년 만에 냉동실을 벗어나 영면에 들었다.
스무살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한 김 이병의 영결식은 30일 오전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사단장(葬)으로 엄수됐다.
김 이병과 같은 부대에서 복무했던 동기가 보내온 추도사에서 밀가루를 먹지 못했던 고인이 동기와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라면을 같이 먹었던 이야기와 항상 맡은 일을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해냈던 이야기 등이 영결식장에 울려 퍼졌다.
"작은 한 그릇의 라면 속에 담긴 너의 마음이 나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큰 선물이었다"는 동기의 편지는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김 이병은 2022년 9월 5일 입대한 뒤 GOP 경계병에 자원해 10월 27일 인제군 12사단 52보병여단 33소초 일반전초(GOP) 부대에 배치됐다.
그곳에서 김 이병은 간부와 선임병들로부터 모욕, 협박, 실수 노트 작성 강요 등 가혹행위를 겪었다. 결국 전입한 지 한 달여 만인 11월 28일 초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사 결과 당시 분대장을 맡았던 간부는 유명 웹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민폐 캐릭터'가 김 이병과 비슷하다며 조롱하듯이 따라 하며 모욕했고, 선임병들은 김 이병이 GOP 근무 내용을 제대로 숙지 못한 점을 질타하며 괴롭힘을 일삼았다.
김 이병을 괴롭힌 것으로 드러난 김모(23)씨와 민모(25)씨, 송모(23)씨는 1심에 이어 지난 24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각각 징역 6개월과 징역 4개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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