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목사한테..." 군대에서 벌어지는 선교라는 것의 실체
[김형남의 갑을,병정] '전군 복음화' 강조해 온 김장환 목사, 무엇을 믿고 특검 출석 거부하나
충남 논산시 연무읍에 가면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거대한 흰 십자가가 있다. 육군훈련소 연무대군인교회에 있는 십자가상이다. 높이가 무려 40m, 10층 건물 높이다. 군부대에 저렇게 거대하고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어도 되는가 싶을 만큼 크다.
육군훈련소 안에 있는 연무대군인교회는 2018년 신축되었다. 대지만 4만 9500㎡(1만 5000평), 건물은 7600m²(2300평)이며 지상 3층 구조로 수용 가능 인원이 5000여 명에 달한다. 건축비는 약 200억 원으로 건축헌금에 사랑의교회 7억, 광림교회 6억, 새로남교회 2억을 비롯해 614개 교회와 588개의 단체, 9059명의 신자들이 동참했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대부분 연무대군인교회 신축에 힘을 보탰다.
한국 개신교가 이처럼 군 선교에 관심이 많은 것은 청년층 신자 유입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육군훈련소가 청년들과 개신교의 중요한 접점이 되기 때문이다. 훈련소 수료나 전역 후에도 신앙을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연무대군인교회에서는 1992년 연합세례식을 시작한 이래 2023년까지 육군훈련소에서 총 178만여 명이 세례를 받았다. 2012년에는 9519명이 한꺼번에 세례를 받아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연무대군인교회뿐 아니라 군 선교에 다수의 대형교회가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극동방송 이사장이자 원천침례교회 원로목사인 김장환 목사는 '채 상병 사망 사건' 당시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오는 11월 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공판 전 증인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그간 소환에 불응한 김 목사에 대해 해병 특검이 법원에 공판 전에 1회에 한해 신문을 진행할 수 있는 '공판 전 증인신문'을 신청했고, 법원이 그 필요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김 목사가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김장환 목사는 한국 교계의 원로 목사로서 군 선교에 각별한 신경을 쏟아왔고, 군종목사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설교도 했다. 계엄 직전에 열렸던 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는 "군대를 위해서 기도해달라"는 말도 했다. 이날 국가조찬기도회에는 한국기독군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던 계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도 참석했다. 김 목사는 오래전부터 군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군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랬던 김장환 목사는 해병대수사단이 임성근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죄 혐의로 민간에 이첩하려는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하고 수사 외압을 가했을 때 임성근에 대한 구명을 로비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목사가 해병 특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고, 수사외압 시기에 임성근을 비롯해 윤석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및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주요 관계자, 국회의원들과 수차례 통화를 한 사실 역시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김 목사는 구명 로비 연루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압수수색을 당한 후인 지난 7월 20일, 김 목사는 원천침례교회 주일예배 설교 도중에 "사단장을 살려주라고 그랬으면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야. 나는 기도해 준 죄밖에 없어"라며 "그게 대한민국의 위법이라면 공산당 나라보다 더한 나라"라고 한 뒤 신자들에게 "왜 아멘 안 하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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