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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결국 해병1사단장 혐의 삭제, 막 나가는 국방부
-일선 지휘관에게 모든 책임 뒤집어 씌워… 국회 국정조사 시급-
지난 주 금요일, 국방부조사본부가 해병1사단장(소장 임성근)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포함해 경상북도경찰청에 해병대 故채수근 상병 사망 원인 범죄 수사를 이첩할 것이라고 언론 플레이를 하던 국방부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
그러나 오늘 국방부는 해병대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하였던 사단장 등 8명 중 대대장 2명만 범죄인지통보하고, 나머지 6명의 혐의는 특정하기 제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사단장의 혐의를 삭제한 것이다. 대놓고 막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당초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혐의, 혐의자를 빼고 기록을 이첩하라고 말한 근거로 사건에 대한 법적 판단을 예단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런데 오늘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국방부는 사단장 등의 ‘범죄 혐의를 특정하기 제한’된다던가,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는 등 명확한 법적 판단을 담아 이첩했다. 사단장을 혐의자에 포함할 때는 예단을 하면 안되고, 삭제할 때는 예단을 해도 된다는 것인가?
임 사단장은 사고 전날인 7월 18일, 비가 온다는 이유로 습지, 물에 들어가지 않고 일렬로 서서 하천변을 도보수색하는 포병부대 모습을 보고 그렇게 하지 말라며 4인 1조로 찔러가며 정성스럽게 수색하라는 질책을 임무 투입 부대 전체에 전파했다. 그에 따라 수중 입수 계획이 수립되었다. 다음 날 사단장은 장병들이 수중 수색을 하고 있는 사진을 보고 칭찬하기도 했다. 채 상병이 물에 들어가게 된 경위가 이러한데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국방부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뿐만 아니라 국방부가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것처럼 당시 현장에서 실제 작전통제권한을 가진 건 육군50사단장이었다. 예하부대가 현장에 가서 수색을 하고 있다 해도 임 사단장에게는 수색 임무와 관련한 지시사항을 전파할 권한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임 사단장에게는 지휘체계를 문란하게 한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된다.
그럼에도 마치 일선 부대 대대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고, 임 사단장, 여단장 등은 정당한 지시를 했고 주의 의무도 다한 것처럼 수사 결과를 마음대로 짜깁기 한 데 대해 국방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8월 18일, 해병대수사단 수사 원안대로 임 사단장을 포함한 8명을 모두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바 있다. 사단장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똑똑이 지켜볼 것이다.
오늘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신범철 국방부차관, 법무관리관 등은 채 상병 사망과 관련한 일련의 질의에 앞뒤가 맞지 않는 동문서답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지난 18일 박정훈 수사단장에 대한 긴급구제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회는 군인권보호관이 갑자기 잠적하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이러한 가운데 결국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뺀 껍데기 이첩 서류가 국방부에서 경찰로 넘어갔다. 대체 숨겨야 할 것이 무엇이기에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매일 같이 반복되는가? 국회에 분명한 조사권을 부여하여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힐 국정조사가 시급한 이유다. 국회에 국정조사의 조속한 실시를 요구한다. (현재 국정조사 국민동의청원은 38,000여 명이 참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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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8. 21.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