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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故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의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

작성일: 2023-08-28조회: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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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故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의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

-조용하던 국방부,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후 긴급대책회의까지 열며 외압 시작-

 故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의 퍼즐이 맞춰지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외압의 시작이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MBC 스트레이트 보도와 관련하여 지난 주 국회 국방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각 종 언론 보도 등에서 개별적으로 확인된 사실들을 종합해 외압의 전모와 맥락을 밝히고자 한다. 

 MBC 스트레이트 보도의 골자는 7월 31일 오전 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윤 대통령이 격노하여 국방부장관을 질책했고, 이에 따라 국방부가 즉시 언론브리핑과 국회 설명회를 취소하고 긴급대책회의까지 연 뒤 수사 결과를 수정하기 위한 조직적 외압을 넣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1. 사건 초기 국가안보실의 수사 개입 시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사망 사건 수사 초기부터 해병대수사단과 연락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된다. 

채 상병 장례 기간이었던 7월 21일 해병대 소속으로 국가안보실에서 근무 중인 김 대령이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대령은 ‘해병대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해병대가 수사를 하는 것이 공정하겠냐’는 말이 있어 국방부조사본부 등 상급부대 수사 기관으로 이첩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러면서 김 대령은 수사팀 편제 등이 담긴 수사계획서를 보내 달라고 하였고, 이에 해병대수사단 제1광역수사대장이 수사계획서를 작성하여 국가안보실로 송부했다.

하지만 7월 21일, 해병대수사단장이 유가족을 대상으로 중간수사브리핑을 하였고, 유가족이 수사단을 신뢰한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이후 수사 주체 변경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이미 해병대수사관 주관으로 변사사건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갑자기 수사 주체 변경을 검토한 이유가 용산에 위치해 컨트롤하기 쉬운 국방부조사본부로 사건을 이첩시키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2. 해병대수사단의 수사결과보고 과정 상 국가안보실의 수사 개입 시도

7월 28일 오전 7시 20분 경, 해병대수사단장은 포항 소재 호텔마린 1층 커피숍에서 해병대사령관을 대면하여 수사결과를 설명하며 1사단장 임성근 소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관할 경찰에 이첩하겠다고 보고했다. 해병대사령관은 보고를 들은 뒤 보고서에 결재하였고, 수사단장과 함께 해군참모총장, 국방부장관에게 수사결과를 보고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사령관은 8월 25일에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7월 28월 오전 수사단장에게 보고를 받은 뒤 유가족에게 수사 결과를 설명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유가족에게 수사 결과를 알리는 일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유가족에게 설명한 내용을 번복할 경우 은폐, 조작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사령관이 수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거나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유가족 설명을 지시하진 않았을 것이다.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사령관이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사령부가 아니라 포항까지 내려와서 이른 아침부터 보고를 받았다는 점이다. 8월 2일 자 언론보도에 따르면 7월 28일, 사령관은 포항에서 해병1사단장을 면담하여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과 사의 표명을 듣고 “무슨 뜻인지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즉, 사령관은 사단장에 대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수사단장으로부터 수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사단장을 만나 거취 결단을 받아낸 것이다. 사단장 역시 이 때 본인이 입건될 예정이란 사실을 인지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국가안보실 소속 김 대령은 이 날 또 해병대수사단 중앙수사대장에게 전화를 한다. 국방부장관에게 수사결과를 보고할 자료를 미리 보내 달라고 한 것이다. 아직 장관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는데 안보실에서 보고 예정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보고서를 보내 달라 한 것은 이상한 일이다. 수사 결과 보고, 사령관-사단장 간 면담, 안보실의 수사결과보고서 요청이 순서대로 이어졌다는 점으로 볼 때, 안보실이 장관 보고 계획을 인지한 경로와 보고서를 미리 보여달라고 요청한 상황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수사결과보고가 시작되었다는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은 해병대수사단 관계자들과 해병대사령관과 그 참모들, 그리고 1사단장 정도 뿐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 중앙수사대장은 해병대사령관의 지침이 있거나 사령관과 이야기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김 대령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후 알려진 바와 같이 해병대사령관과 수사단장은 7월 30일 오전 10시, 해군본부 해군참모총장 집무실에서 해군참모총장에게 수사결과를 대면보고 했고, 오후 4시 30분 경에는 국방부장관 집무실에서 국방부장관에게 수사결과를 대면보고했다. 사령관은 수사결과보고 이후 해군참모총장, 국방부장관과 각각 독대를 하며 사단장의 인사 문제에 대해 상의했고, 사단장의 보직심사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재를 받았다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장관, 참모총장, 사령관 모두 사단장 책임을 인정하고 수사 이첩에 따른 후속 인사조치도 계획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장관 보고 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수사단장에게 수사결과보고서 1부를 요청하였으나 수사단장은 수사 중인 사항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보고를 마친 해병대사령관과 수사단장은 해병대사령부로 복귀하였고, 수사단장은 7월 31일 오후 2시 국방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수사결과 언론브리핑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 수사단장은 장관 지시라며 사령관으로부터 국회 국방위원장, 여·야당 간사, 보좌진 대상 설명회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장관 입장에서 예정에 없던 설명회를 국회를 상대로 하라고 지시한 것은 그만큼 수사결과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장관이 시종일관 주장하는 대로 수사 결과에 의문점이 있었다면 예정에 없던 국회 설명회를 지시한 건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다.

이에 수사단장은 언론 브리핑을, 해병대부사령관과 제1광역수사대장은 국회 설명회를 담당하기로 업무를 분장했다. 

그러던 중 7월 30일 오후 늦은 시각 해병대사령부 정책실장이 수사단장에게 전화하여 국가안보실에서 수사결과보고서를 보내달라는 요구를 전달하였다. 수사단장은 수사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수사결과보고서를 보낼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그리고 오후 6시 20분 경, 해병대사령관은 국가안보실 김 대령으로부터 언론 브리핑자료를 보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수사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김 대령에게 언론브리핑 자료를 보내라고 지시했다. 이에 수사단장은 수사단 소속 부하를 통해 김 대령에게 언론브리핑 자료를 송부했다.

3. 수사 결과 보고 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와 질책

MBC 스트레이트는 7월 31일 오전에 대통령실에서 대통령 주재 회의가 열렸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하였으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7월 31일 오전 대통령실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비공개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이 때 국가안보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해병대 1사단 익사사고 조사 결과 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다.”라고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윤 대통령이 갑자기 격노하면서 바로 국방부장관과 연결하라고 지시하고, 국방부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몹시 질책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군과 관련한 사안에서 이 일보다 화를 더 많이 낸 적이 없었다고도 한다.

대통령의 격노는 이해하기 어렵다. 화를 내며 국방장관에게 질책을 한 정황으로 볼 때 대통령은 사단장을 혐의대상자로 포함해 경찰로 이첩하겠다는 보고를 이 때 처음 들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사단장을 처벌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미리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사단장을 혐의대상자에 포함해 경찰로 이첩하겠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격노할 까닭이 없다. 즉, 이미 보고받기 전부터 사단장을 수사 선상에 올리면 안 된다는 조언을 누군가로부터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 대통령 격노로 발칵 뒤집힌 국방부

대통령의 격노로 발칵 뒤집힌 국방부는 부랴부랴 오후 12시 경 언론브리핑 및 국회설명회를 취소시켰다. 용산 근처에서 국방부조사본부에 파견된 해병대 인원과 밥을 먹고 브리핑에 참석하러 가던 수사단장은 갑작스런 사령관의 전화를 받고 부대로 복귀하게 된다. 해병대사령부에서는 대책회의가 열렸고, 무슨 영문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각 국방부에서도 국방부장관 주재 하 ‘긴급대책회의’도 열린 것으로 파악된다. 국방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하여 이날 오후 1시 30분 경 법무관리관에게 법리 검토를 받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때 국방부는 해병대사령관에게 연락해 국회 설명회 참석을 위해 국방부 인근에 있던 해병대 부사령관을 긴급대책회의에 참석시키게 했다. 당시 장관은 오후 4시 우즈베키스탄 출국이 예정되어 있어 오후 2시 20분에 국방부를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국방부 긴급대책회의가 끝난 후 해병대사령관은 부사령관에게 전화하여 회의 내용을 문의했으나 부사령관은 ‘자세히 모르겠고, 법무관리관이 수사단장에게 전화할 것이다.’라고만 답변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사령관이 이 날 국방부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은 분명한만큼, 무슨 이유로 브리핑이 갑자기 취소되었고, ‘긴급’한 대책까지 세워야 하는 상황이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오후 2시 51분 경, 국방부장관은 차관에게 사건 재검토를 지시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후 3시 18분 경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수사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부터 사건 인계 서류를 보내라, 혐의자와 혐의내용을 다 빼라 등의 외압이 시작된 것이다. 해병대사령관은 수사단장 등에게 오후 4시 경 국방부의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의견을 물었고 수사단장은 같은 날 오후 6시 경 국방부 지시대로 움직일 경우 발생하게 될 문제점을 정리한 문건을 보고한다.

5. 국방부차관의 사건 국방부조사본부 이관 건의 거부

외압은 8월 1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해병대사령관의 질의 답변에 따르면 사령관은 8월 1일 오후 4시에 신범철 국방부차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이첩 서류를 수정하는 것보다는 국방부조사본부로 사건을 이관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건의를 한다. 조사본부 이관은 전날 수사단장이 국방부 지시사항 이행 시 생길 문제점을 보고한 문건에 담겨있는 해결책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오후 4시 30분 경 국방부장관 군사보좌관은 해병대사령관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차관이 조사본부 이관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렸다고 한다. 수사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직접 수사를 위한 조사본부 이관을 거부할 까닭이 없음에도 차관이 30분 만에 이관은 불가하다는 답변을 낸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 격노에 따라 수사결과를 수정해야 하는 초유의 상황을 마주한 국방부가 아무런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수사 결과를 수정하는 악역을 해병대에 떠넘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6. 8월 2일 자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해병대사령관의 통화

국가안보실은 8월 2일에도 또 등장한다. 국회에서 해병대사령관이 질의 답변한 바에 따르면 해병대사령관은 8월 2일 오후 4시에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상황 공유를 해주었다고 한다. 순서상 임종득 차장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기 전에 장관과도 통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임종득 차장이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었던 시간은 이첩 문제를 두고 숨가쁘게 상황이 돌아가고 있었던 때다. 오전 10시 경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이첩했고, 장관, 차관이 연이어 이첩 사실을 사령관으로부터 전달 받았으며 장관은 수사단장에 대한 인사조치와 수사를 명령한 상황이었다. 오후 내내 수사단장에 대한 보직해임 조치가 이루어졌다 철회되었다 다시 이루어지는 등 혼란이 계속되었고, 국방부검찰단은 경북경찰청에 사람을 급파해 수사 기록을 무단으로 회수해갔다. 급기야 국방부검찰단장이 직접 해병대사령부로 찾아와 오후 5시 경부터 3시간 가량 해병대사령관을 직접 참고인 조사한 일도 있었다. 이 날 밤 11시, 군사법원(군판사 윤유중)은 수사단장에 대한 압수수색영장까지 일사천리로 발부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안보실 차장이 직접 상황을 챙기고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대통령실도 이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격노한 사안인만큼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7. 결론

MBC 스트레이트 보도에 따르면 결국 사태의 화근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윤 대통령이 누군가로부터 해병1사단장에게 죄를 물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들은 상황에서, 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입건시킬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아서 격노했고, 그에 따라 국방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만약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고 국방부장관 주장대로 장관이 스스로 사건 수사 결과가 이상하다고 판단하여 결재를 번복한 것이라면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 만약 장관이 별다른 외압 없이 수사 이첩을 보류시키려고 한 것이라면 출국을 앞두고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해병대부사령관을 소환하면서까지 대책 마련에 부심했을 까닭이 없다. 그냥 출국 전에 1주일 정도 이첩을 보류하라는 지시만 하면 될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수사 결과에 의구심을 품은 상황이었다면 7월 30일 저녁에 국회 설명회를 준비하란 지시를 해병대에 전했을 리도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 격노해서 장관을 질책했다면 갑자기 긴급대책회의가 열리고 장관 등이 이전에 내린 모든 판단이 뒤집힌 상황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더하여 국가안보실이 계속 사건 진행상황을 챙겼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해병대사령관의 국회 발언 역시 대통령이 격노한 상황이 사실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이 사건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사망 원인 규명을 방해하기 위해 권력자가 조직적으로 수사에 개입한 권력형 범죄다. 만약 수사기관의 정당한 수사에 대통령의 명이 개입되어 수사 결과 수정 시도가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직무집행상의 법률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어 국정농단이나 다름없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故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의 원인을 분명히 규명하고, 대통령을 위시한 수사 외압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기 위해 국회의 조속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26일,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국회국민동의청원 50,000명을 달성하였고, 청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국방부, 해군, 해병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물론, 7월 31일 자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인원 전체까지 관련자로 포함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국정조사를 개최할 것을 촉구한다. 

2023. 08. 28.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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